싸바이디, 라오스에서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2월에 소식을 전하고 오랜만에 편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자못 바쁜 시간을 지냈습니다. 3월과 4월에는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2년 간의 활동을 보고하고 앞으로의 사역 방향을 논의했으며, 무엇보다 큰 사랑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라오스로 돌아와서는 동북부 지역의 후아판 주에서 불발탄 피해자를 위한 활동을 진행했고, 중부의 타켁과 싸완나켓 지역을 방문하여 내년 초 이주할 지역을 확정했습니다. 그동안은 어학원과 책을 통해 라오스를 배웠다면, 이제 조금씩 사람과 노동의 현장을 통해 라오스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순간에도 나무는 성실하게 자라나는 것처럼, 우리의 일도 눈에 띄진 않아도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간다고 믿습니다. 나무가 자라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코코넛농장에서 오전 일과를 마치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길
지난 5월 21-24일 우리는 라오스 동북부에 있는 후아판주에 다녀왔습니다. 후아판주는 베트남 접경에 있는 라오스 땅 끝의 고산지대로, 비행기와 자동차를 갈아타고 편도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험준한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번 여정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불발탄으로 인해 장애를 입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꿈이있는**>(서울연회, 성북지방)에서 매학기 라오스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100만원을 후원해주셨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불발탄 피해로 장애를 입은 7명의 학생(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학생 선발은 후아판의 불발탄제거청(PNRA) 관계자와 상의하여 결정하였고, 지원내용으로는 교복(동복, 하복), 신발, 가방 및 학용품과 학생이 직접 키울 수 있는 닭, 오리(1인당 107$ 상당)를 전달하였습니다. 현금보다는 현물을 지급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불발탄제거청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쌈느아 군수를 만나 감사장과 활동 허가서를 받았습니다
피해가족에게 장학금 전달 (<후아이힌담> 마을)
두 번째는 산간 오지의 소수민족 마을에서 <불발탄 예방교육>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후아판주는 베트남 전쟁 당시, 가장 많은 폭격을 받은 지역 중 하나로 지금도 불발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깊은 산 속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은 불발탄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여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교육은 더욱 중요합니다. 문제는 예산 부족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족한 예산 때문에 불발탄 예방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3박 4일의 기간 동안 총 2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하여 2개 마을 주민과 1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발탄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생활물품을 전달하였습니다. 또한 위앙싸이 지역의 소수민족학교 선생님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불발탄사고 예방교육 <박마을 초등학교>
불발탄사고 예방교육 <폰싸이> 마을회관
불발탄 피해 마을 방문
불발탄 사고를 경험한 캄패와 캠펀 부자
이번 활동에 대한 자세한 보고서는 아래 링크를 통해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불발탄 피해학생 장학금 지원 및 마을순회 불발탄 예방교육 보고서.pdf
지난 3월 6일부터 4월 23일까지 사역보고를 위해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본래 3월 25일 라오스로 돌아올 계획이었으나 건강검진에서 정유은 *교사의 난소에서 13cm의 물혹이 발견되었고, 급하게 물혹 제거 수술을 하게 되어 한국에 머무는 일정이 늘어났습니다. 정유은 *교사는 치료를 위해 조금 더 머물다가 5월 19일 라오스로 귀국했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만나고 싶은 분들을 모두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가는 곳 마다 환대해주시고 라오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ㄱㄷ해주셔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더 건강하고 힘차게 라오스에서의 사역을 이어가겠습니다!
‘캄팟’과 함께 만든 미니다큐 <펫 아주머니네 쌈싸나무 카오삐약집>이 ‘루앙프라방 국제영화제’의 제작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캄팟’은 불과 1년 전 우리와 함께 영화제작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제작지원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어서 우리 모두에게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작품의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캄팟은 ‘라오스의 모습, 그리고 변화’를 주제로 3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올해 12월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참 기쁜 소식이지만 진행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공식적인 영상이니만큼 관련 부처의 허가를 모두 받아야 하는데, 검열이 워낙 심하다보니 진행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저희도 이 과정을 통해 라오스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속도를 맞추어 나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지혜롭게 거쳐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펫 아주머니네 쌈싸나무 카오삐약집> 영상 보러가기 ▶️ 클릭하시면 유튜브 채널로 연결됩니다